
난 담담한 국물에, 적당히 익은 김치를 곁들인 '나주 곰탕'이고 싶다...
쪼의 미니홈피에 올려져 있던 글이다.
난 너를 나주 곰탕보다는 좀 저렴한 돼지국밥으로 기억하고 싶은데...
이 글을 패러디할까 하고 퍼왔다가 난 뭐할까 그냥 쌀밥? 김치찌개? 라면? 이밥에 고깃국?
역시 화려한 음식은 안맞겠지?
그러다가 사람을 음식에 비유하는 게 그럴싸하구나,
'결혼과 연애'를 '쌀밥과 스파게티'식으로 비유하는 게 흔한 만큼 공감이 되는구나,
그런 생각을 하다가
맨날 쌀밥만 먹을 수 없는데 가끔 스파게티도 먹고 해야하는데
결혼이란 그렇다면
새로운 매뉴를 고르다 실패하느니 오늘부로 평생 이 집에서
'오늘의 정식'만 대 먹겠다는 단골 계약이 아니겠는가 생각하다가
내가 사람 사이의 일을, 사랑을 너무 천박하게 보는 걸까
한 평생 옭아지는 연과 정을, 믿음과 책임을
긴 세월 켜켜이 쌓여가는 소소한 에피소드와 무던함의 더께들과
애증어린 살가움과 양보와 타협과 체념과 수긍의 순리들,
그리고 가.족.이라는 울.타.리.를 너무 무시하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다가
하지만 그런 게 결혼과 무슨 상관인가,
결혼이라는 계약과 제도
결혼을 바라보는 시선
공동체 문화로서의 결혼
혈족에 대한 집착과 재생산의 단위로서의 가족...
게다가 사랑에 대한 책임이 계약서에 적힌 갑과 을의 책임과 달라야 하는 이유,
더 숭고해야 하는 근거가 있나
그런 생각을 하다가...
배가 고파 천이백원짜리 뉴질랜드산 소고기 육포를 씹고 있다.
...개인적으로 쪼는 나를 모닝커피와 베이글로 기억해줬으면 싶다.흐흐
(쪼의 예상 덧글 : 지랄)




